제목[치과용 세라믹] CAD/CAM 블록2019-12-1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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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 화두는 단연 CAD/CAM 수복이라 할 수 있으며, 미래의 치과 진료가 될 것이라고 전망에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다. 현재 10여 개 이상의 회사에서 다양한 CAD/CAM 장비를 시판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몇 가지 제품이 개발되어 있다(표1 참조). 이렇게 다양한 CAD/CAM 장비에 따라 각기 전용 블록 재료를 공급 판매하고 있으며, 이것은 장비의 특성에 따라 사용 가능한 재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치과에서 사용되는 재료는 그 특성에 따라 흔히 금속, 세라믹, 고분자로 분류하는데, CAD/CAM 장비에 사용되는 블록도 이러한 세 가지 종류가 모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금속 재료는 주조라는 매우 편리한 방법으로 제조할 수 있고, 고분자 재료도 성형이 매우 간편하기 때문에 굳이 복잡한 CAD/CAM 장비를 이용하야 할 필요성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과용 임플란트 소재인 Ti 또는 금색깔을 재현할 수 있는 비귀금속 합금 등이 블록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크게 만들 수 있어서 하나의 블록으로 여러 개의 수복물을 밀링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고분자도 PMMA, 아크릴 등 치과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조성이 블록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주로 임시용에 한정되고 있기 때문에, CAD/CAM 수복하면 자연스레 세라믹 재료를 떠올리게 된다.

얼마 전 국새 파동을 기억하십니까? 금이 손실되었느니, 전통기법으로 제조된게 아니라는 등의 파문이 일어 이 기회에 국새를 폐지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거론되곤 했었다. 사실 우리나라의 전통 국새는 금이 아니라, 옥으로 제조하였으며, 그렇기 때문에 흔히 옥새라고 칭했었다. 이러한 옥새는 금과 달리 주조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람의 손으로 직접 깎아서 만들었으며, 현재에는 컴퓨터를 이용하는 CAD/CAM으로 발전한 것이다.

표 1. 치과용 CAD/CAM 장비


 

1. 세라믹의 특성

일반적으로 세라믹 재료는 주조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주조할 수 있는 세라믹 재료도 있다. 세라믹 재료는 일반적인 금속 재료와 같이 규칙적인 원자 배열을 하고 있는 것과 고분자 재료와 같이 불규칙적인 구조를 하고 있는 것이 모두 존재하며, 이들이 혼합된 형태로도 존재한다. 주조하기 어렵다고 생각되는 세라믹 재료는 규칙적인 원자 배열을 하고 있는 세라믹이며, 지르코니아가 여기에 해당된다. 불규칙적인 구조를 하고 있는 세라믹은 흔히 유리라고 하는 것이며, 이것은 금속과 같이 주조가 가능하지만, 기계적 성질이 약하고 깨지기 쉽기는 단점을 갖고 있다. 치과에서 오래 전부터 사용되고 있는 세라믹은 이러한 유리를 이용한 것으로, 분말로 축성 및 응집하면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잘 소성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세라믹 재료는 이온결합 또는 공유결합의 매우 강한 원자결합을 하고 있어서 이론강도는 매우 높지만, 조그마한 흠이라도 존재하면 균열이 생성되어 전파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깨지기 쉽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라믹 재료는 자연치와 가장 유사하다는 뛰어난 심미적 효과로 인해 계속적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2. 지르코니아

세라믹 블록하면 떠오르는 것이 지르코니아이다. 지르코니아는 1975년도에 R.C. Garvie에 의해 "Ceramic Steel?"이라는 논문이 Nature에 발표되면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기 시작하여, 1980년도에는 Science and Technology of Zirconia라는 국제학회가 미국 Cleveland에서 열리게 되며, 이후 1983년도에 독일 Stuttgart에서, 1986년에는 일본 동경에서 계속적으로 개최되게 된다. 학문적으로는 이러한 약 10년 간의 전성기를 구가하게 되는데, 이후로는 인기가 시들게 된다.

지르코니아는 800~2000 MPa의 높은 강도를 나타낼 뿐 만 아니라, 세라믹 중에서 가장 높은 파괴인성(5~10 MPa√m)을 갖는 재료이다 (그림 1 참조). 지르코니아는 온도에 따라 세 가지의 결정 구조를 갖게 된다. 상온에서는 단사정계 구조이지만, 1170℃에서는 정방정계 구조로 전이되고, 2370℃ 이상에서는 입방정계로 전이되며, 일반적으로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팽창하는 것과는 반대의 경향을 나타낸다. 즉, 입방정계 구조가 정방정계 구조로 전이되면서 2.3% 팽창되고, 정방정계 구조에서 단사정계 구조로 전이되면서는 4.5% 팽창하는 마르텐사이트 전이를 나타낸다. 일반적인 지르코니아 소결 온도에서는 정방정계 구조를 나타내지만, 실제 사용온도인 상온에서는 단사정계 구조로 전이되면서 팽창이 발생하여 깨지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마르텐사이트 전이를 억제하기 위하여 CaO, MgO, Y2O3 등의 안정화제를 첨가하여 정방정계 구조에서 단사정계 구조로 전이하는 온도를 상온 이하로 낮춤으로써 상온에서도 정방정계 구조를 유지하도록 하는 안정화 지르코니아가 개발되었으며, 치과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3)Y-TZP란 안정화제로 Y2O3를 3 mol% 첨가한 안정화 지르코니아 다결정체(stabilized zirconia polycrystal)란 의미이다. 이때, 완전하게 안정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정방정계 구조가 약간은 단사정계 구조로 전이하도록 부분 안정화시키게 되면 팽창은 일어나지 않지만, 압축응력이 생기게 되어 균열 성장을 방해함으로써 파괴인성이 향상되게 되는데, 이를 상전이 고인성화 기전이라고 하며, 지르코니아가 높은 파괴인성을 나타내게 되는 원인이 된다.

그러나, 지르코니아는 100~400℃의 저온에서 오래 노출되면 마르텐사이트 전이가 발생하여 강도가 급격히 저하되는 현상을 나타내게 되는데, 이를 저온열화라고 한다. 이러한 저온열화는 특히 수분이나 수증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고관절로 사용되었다가 많은 실패를 경험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치과에서도 이에 관한 관심과 우려가 많지만, 아직까지는 치과용 지르코니아에서 저온열화가 발생하는지에 관해서는 논란 중이다.



 

그림 1. 대표적인 치과용 세라믹의 강도 비교

이러한 지르코니아 블록은 안정화 지르코니아 분말을 이용하여 가압 성형한 후 소성하여 제조한다. 이때 소성하는 방법에 따라 두 가지 형태의 블록으로 제조하여 시판되고 있다(그림 2 참조). 약 800℃의 온도에서 하소한 pre-sintered block과 1350~1500℃의 온도에서 가압성형소결(hot isostatic pressing)한 sintered block이 그것이다. Sintered block은 밀링후 바로 사용하기 때문에 소결에 따른 수축이 없고, 강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밀링에 사용되는 절삭공구의 마모가 심하여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pre-sintered block은 밀링후 소결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수축이 발생하며, sintered block에 비해 강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지만, 절삭공구의 마모를 많이 줄일 수 있어서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림 2. 지르코니아 블록의 제조 및 사용법 비교

3. 결정화 유리

치과에서 오랫동안 사용되고 있는 도재는 불규칙적인 결정 구조를 하고 있는 비정질 세라믹으로서 기계적 물성이 취약하여 주로 금속 코핑과 결합하여 금속/세라믹 수복으로 사용되어 왔다. 이러한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하여 1965년도에 McLean과 Hughes에 의해 알루미나를 40~50% 보강하는 시도가 있은 이후에, 1980년대에 Grossman에 의해 주조할 수 있는 Dicor system이 개발되면서 전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것은 비정질 세라믹을 융점 이상으로 용융하여, 금속과 동일하게 주조하여 성형한 후에, 기계적 물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결정화시키는 단계를 거치는 결정화 유리이며, 결정화 단계에서 많은 수축이 발생하게 된다.

1990년에 Clause에 의해 개발되어 독일 Vita에서 출시된 In-Cram system은 유리를 이용한 복합재료이다. 즉, 1120℃에서 일차 소결하여 다공성 알루미나를 제조한 후에 유리를 용융시켜 기공 내로 침투시키는 방법으로 400~600 MPa의 높은 강도를 나타내어 전치부 뿐 아니라, 구치부 브릿지까지 제작 가능하다. 하지만, 기공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알루미나로 인한 불투명도가 증가하여 심미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같은 해인 1990년에 Wohlwend와 Scharer에 의해 개발되어 Ivoclar에서 출시된 IPS Empress system은 유리를 제조하고, 이를 결정화시킨 후에 약 1050℃에서 온도고온가압주조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기계 가공성도 우수하기 때문에 CAD/CAM 블록으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결정화 유리 블록은 지르코니아에 비해 세라믹 본래의 사용 취지인 심미성이 우수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그림 3 참조). 더구나, 지르코니아는 자연치에 비해 경도가 너무 높아서 대합치의 마모를 유발하는 문제가 있는데, 결정화 유리는 자연치에 비해 다소 낮은 경도를 갖기 때문에 이를 방지할 수 있으며, 소결 과정이 필요없기 때문에 제작 시간이 매우 짧아서 당일 진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림 3. 지르코니아 블록과 결정화 유리 블록의 심미성 비교